안녕하세요 오늘은 프로페셔널 라이프 스토리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누구나 책 한 권쯤은 가지고 있는 이야기
사람들은 흔히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유명인이나 역사적 인물만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공식은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삶은 책이 될 가치가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단순한 수사가 아닌, 실제 시장과 직업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 중심에는 바로 ‘프로페셔널 라이프 스토리 작가’라는 직업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타인의 인생을 인터뷰하고 그 이야기를 구조화해 글로 엮는 사람들입니다. 기록의 형태는 자서전일 수도 있고, 가족사, 연애사, 창업 스토리, 회고록, 장례 전 유언록 등 다양합니다. 간혹 기업 창립자의 전기를 쓰거나, 오래된 가문의 스토리를 정리해 후손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도 포함됩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노년의 삶을 돌아보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개인 아카이브 작업’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오직 방송국이나 언론사가 인생사를 담았다면, 이제는 한 명의 라이프 스토리 작가가 한 사람의 삶을 끝까지 동행하며 글로 남겨주는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직업이 단순한 글쓰기만으로 성립되는 일은 아닙니다. 심리학, 사회학, 인터뷰 기법, 역사적 맥락에 대한 감각, 그리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섬세한 공감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진짜 ‘스토리’가 완성됩니다.
한 사람의 평범한 인생이, 타인의 공감을 끌어내는 콘텐츠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이끄는 사람이 바로 이들입니다.
작가이자 상담자, 그리고 해석자
프로페셔널 라이프 스토리 작가의 업무는 생각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관계 중심적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글만 잘 써서는 부족합니다.
인터뷰, 감정 조율, 시간 구성, 콘텐츠 기획까지 전방위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보통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작업이 진행됩니다.
1. 초기 상담과 주제 설정
먼저 의뢰자와의 상담을 통해 어떤 형태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지 파악합니다. 예컨대 ‘자녀에게 인생 교훈을 남기고 싶다’, ‘평생 함께한 배우자와의 시간을 기록하고 싶다’, ‘기업 창업과 실패, 성공의 스토리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등 목적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집니다.
2. 심층 인터뷰
본격적으로 인터뷰가 시작되면 수차례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작가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중요한 순간들, 감정의 결절점, 사회적 맥락 등을 파악하여 이야기의 뼈대와 흐름을 구상합니다.
3. 글쓰기와 교정, 감정의 정리
작가가 초고를 완성하면 의뢰자와 함께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감정의 표출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다시 쓰고 싶어요.” “이 이야기는 사실 그때 너무 아팠어요.” 이러한 반응을 통해 작가는 단지 기록자가 아닌, 삶을 해석하는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4. 책 혹은 디지털 콘텐츠로 완성
완성된 원고는 책으로 출판되기도 하고, PDF로 만들어 가족에게 전해지거나, 일부는 영상 콘텐츠로 재구성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프로페셔널 라이프 스토리 작가는 어느새 작가이자 심리 상담자이며, 인생의 편집자로 변모합니다. 타인의 인생을 대신 써준다는 것은 단순히 ‘대필’이 아니라, 삶의 흐름을 함께 읽고, 정리하고, 존중하는 깊은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글로 타인의 삶을 이어주는 사람
이 직업은 전통적인 글쓰기 직업군과 달리, 혼자만의 창작이 아닌 협업의 글쓰기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타인의 이야기를 오롯이 들을 수 있는 인내심, 그리고 정리해낼 수 있는 냉정함이 모두 요구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직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글쓰기 능력은 기본 중의 기본
문학, 콘텐츠, 출판, 인터뷰 등 글과 관련된 직업 경험이 있으면 유리합니다. SNS 콘텐츠 작가, 에디터, 출판 경력자들이 전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리와 관계에 대한 감수성
인터뷰 대상자들은 흔히 상처를 이야기하거나, 오랜 기억을 꺼냅니다. 이 과정을 무리 없이 이끌어내고, 존중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대화 기술,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상담 기법 등이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직접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시작 가능
처음부터 의뢰를 받기 어렵다면, 가족이나 지인의 이야기를 인터뷰해 기록해보는 것이 좋은 출발점입니다. 이를 통해 글의 흐름 구성, 인터뷰 방식, 편집과정의 흐름을 체험하고 사례로 축적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나 플랫폼 연계도 가능
최근에는 개인의 전기나 회고록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독립출판 플랫폼이나 작가 매칭 서비스도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곳을 통해 프로젝트 기반으로 일을 수주하거나, 전문 분야로 성장해갈 수도 있습니다.
이 직업은 단기간의 트렌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구 고령화, 자기 기록 문화 확산, 디지털 유산 관리 등 다양한 사회 흐름이 라이프 스토리 작가의 역할을 더 크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삶도 그냥 흘러가선 안 된다
우리는 매일같이 타인의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영상 속 자극적인 이야기들, 뉴스에 나온 성공담, SNS에서 공유되는 여행기. 하지만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는 사실 가까운 누군가의 ‘진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내 삶도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그것이 바로 프로페셔널 라이프 스토리 작가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이 직업은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을 넘어, 기억을 연결하고 정체성을 존중하며, 세상을 조금 더 인간답게 기록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단지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살아 있는 역사’가 됩니다.
우리 모두는 이야기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단지 그것을 어떻게 꺼내고, 어떻게 남길 것인지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당신의 삶이 책 한 권이 될 수 있다면, 그 시작은 바로 한 명의 라이프 스토리 작가와의 만남에서 시작됩니다.